지난 27일 서울 강남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및 경상북도 영천시 후원으로 삼성서울병원 바이오-의료 중개지원센터(BMCC)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bmtc)가 주최하고 ㈜트리마란이 주관하는 ‘2018 bmtc 의료기기 산업생태계 포럼’ 이 개최됐다.
포럼에서는 국내업체들의 중재시술 등 의료장비의 개발과 제품화가 어떻게 활성화될 수 있는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공유됐다.
내과와 외과의 중간적 시술을 의미하는 중재시술은 외과적 방법으로 치료했던 질환을 최소침습방식으로 보다 안전하게 치료하는 것으로 최근 국내서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튜브카테터나 내시경 분야는 현재 스텐트 수입 규모에 맞먹을 정도로 확대했다.
그러나 제조기술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국내 중소기업 진출이 어렵다. 우리나라의 자체적인 제조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산·학·병 협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실제 승모판역류질환 치료용 카테터를 개발한 부산의대 의과학과 김준홍 교수는 “기존 연구가 제품화를 위해 전임상으로 넘어가는 단계는 속된 말로 장난이 아니었다”라며 “글로벌 대규모 의료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한 역량을 마련해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근에는 국내서도 이런 흐름이 엿보인다. 한 예로 삼성서울병원이 운영하고 있는 BMCC는 국내 최초 병원주도형 R&D 플랫폼으로써 기업들이 병원과 의료진을 통해 제품의 임상적 유용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조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방사익 교수는 “현재까지 컨설팅한 사례 가운데 성공가능성이 낮은 제품 개발을 반려할 것을 조언한 경우가 29%나 된다”며 “그만큼 장비를 직접 사용하는 의료진의 선제적인 조언이 중요하다는 의미”라며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BMCC와 함께 제품 개발 가능성을 평가하는 진단 툴을 만들어 컨설팅에 참여하고 있는 솔메딕스 양인철 대표도 “의료진과 함께 장비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기관을 통해서는 허가 및 수가 문제 등 정책 영역을 검토함으로써 제품 개발을 효율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대의료원 산학협력단장 오상철 교수는 의료원이 진행하고 있는 연구중심병원 사업과 의료기기 상생사업단을 소개하면서 “현재 연간 160여개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으며 20억원 이상의 기술이전료가 발생하는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오상철 교수는 “과거 기업 중심의 의료산업 비즈니스 모델이 지금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그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자를 연결해 주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고 우리 또한 이 방향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시에는 다국적 기업과의 협력 고려"
해외 진출에 있어서도 복잡한 인허가 문제로 기업이 단독 진출을 모색하기가 쉽지 않다.
글로벌 의료기기 판매기업 노드슨 메디칼의 아밋 상비(Amit Sanghvi) 이사는 “스타트업에 있어서 FDA 및 CE 등 각종 해외인증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의료진 및 중소기업의 제품화 컨설팅과 CMO(전문위탁생산) 등의 사업 규모가 앞으로도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 이머고(Emergo)의 이지운 과장도 “다양한 의료기술 발전으로 해외 규제 또한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워져 허가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미국이나 유럽 같은 큰 시장은 모든 글로벌 업체들의 각축장으로 경쟁이 치열하고 브라질과 인도 같은 신흥 시장은 자국 업체 중심으로 법이 만들어져 있어 시장 진출 전 충분한 검토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대안으로서 글로벌 다국적기업(MNC)와의 협력방안이 있을 수 있다.
GE헬스케어 등과 협력사로서 성장하고 있는 JPI 헬스케어 김진원 대표는 “최근 의료시장은 제품력은 물론이고 시장의 표준까지 잡아야 한다”며 “거대 MNC와 신흥 시장 사이에서 국내 기업들은 넛크래커(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끼어 경쟁력이 뒤처지는 상황)로서 위기감을 가지고 NMC와의 전략적 업무를 추진할 것인지 빨리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의료기기제조사 아시아시장 진출 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메드트로닉 코리아 김동우 상무도 “초기 벤처는 임상 진행을 비롯해 인허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며 “신흥국 시장도 유망하다고 볼 수 있지만 여전히 미국 시장이 전체 파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MNC와의 협업을 생각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201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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